“같이 가자. 63회 아무도 없어.” 혜경이가 다짜고짜 전화가 왔다. 총동문회 임원수련회에  가자고. 몇년 째 총동문회 일을 보고 있는 그녀. 오늘 일년치 계획을 듣는 날인데 우리 기에서도 가봐야  하지않겠냐며. “총동문회라~ 그건 나와 상관 없는 일. 난 미국 가느라고도 바빠.” 단칼에 싹 잘랐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혜경이랑은 여고시절 서클을 같이 해 매우 친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다고? 그건 아니지. 그래선 안되지. “그래 가잣. 내가 같이 가줄께!!!” 씩씩하게 따라나선 총 동문회. 멀리 남양주 ‘영은 미술관’에서다. 한참을 달려 도착하니 아~ 너무 아름답다.

오마낫  깜짝이야.  곳곳에 기막힌 미술품들. 오십여명의 정신여고 선후배들이 빠글빠글 미술관 안으로 모여든다. 헉 미술작품 감상 뿐 아니라 직접 작가가 나와 그림 설명이며 화가의 길을 가게 된 동기들을 설명한다. 웬 횡재?

유럽의 성당에서 보는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커다란 작품이 밝은 햇빛을 우리에게 포근하게 뿜어 낸다. 드라마 ‘황금빛 인생’ 마지막 장면에 나와 유명해졌다는 그림 “그림 볼 줄 아시네요~” 가 마지막 대사였다던가 하핫 마침 예쁜 선배님이 겹쳐지기에  찰칵. 47회부터 77회까지. 일제시대, 육이오 전쟁, 해방을 모두 겪으신 분에서부터 파릇파릇 너무 젊고 예쁜 까마득한 후배까지 모두 함께 모였다.

총동문회 방식을 바꾸었단다. 기수별로 한두명 일하던 것에서 여러명이 함께 일하는 체제로. 일단 각 기수별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 십여명이 일하는 체제. 그 십여명은 각 기의 동창회 임원과 상관없다.  겹쳐도 되고 안 겹쳐도 되고. 맘이 맞고 손발이 맞는 친구들로 신나고 즐겁게. 그들 모두를 총동문회 부회장이라 명한다. 이미 십여명의 부회장단이 구성되었다는 60기, 61기, 62기. 혜경이랑 나처럼 두세명이 온 기는 여러 기가 함께 앉았다. 그러나 십여명의 그들은 커다란 테이블에 그들끼리 배치되어 깔깔 푸하하하 너무도 즐겁다.

아, 그래 바로 저거야.  몇십년 만에 만나 기쁘고 즐거운 채로 멍석 깔아준 총동문회에서 학교 일을 모임하듯 신나고 즐겁게. 오예!!! 무얼 한 들 힘들까~ 그저 재밌고 흥겨울 뿐. “앗 어떻게 이렇게들 글씨를 잘 쓰세요?” 놀라는 방명록 안내자에게 이수덕선생님께 배운 서예 실력들을 뽑내고~ 호홋

개회예배 후 맛있는 점심시간~ “우린 뺑뺑이 세대예요. 자발적으로 온 학교가 아니라 애교심이 쫌 그래요. ” 후배 말에 “우리도 자발적 아냐.” 하하. 2차의 설움. 시험친 정신 누구에게나 콕 박혀있는 한이랄까. 그 어릴 적 상처에 대한 이야기뿐만아니라 별별 이야기를 다 해가며 맛있게도 냠냠.  점심식사를 끝내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란다. 윤옥교선배님의 매력적 몸짓 따라 엇둘엇둘 모두 스트레칭. 하하 깔깔 푸하하하

진지한 조별 토론 60기 3조 동문회보 어떻게? 읽히는 동문회보를 만들자구. 아주 새롭게 만드는 거야. 61기 4조.  총동문회 바자회를 어찌할 것인가? 바자회는 우리에게 맡기세요! 자신있습니다!!! 당당하고 쾌활한 61기. 아, 멋져요.

“힘들게 모인 25주년 홈커밍때 총동문회에서 나와 그 어떤 지속적 끈을 마련해주면 좋겠어요.” 우리 테이블의 67기 이야기에 동호회 활동이 활발한 57기 선배님들이 그 단합의 노하우를 들려 주신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즉흥적으로 뿜어내는 이계선 선배님의 멋들어진 창. 황진이의 벽계수. 와우~ 얼쑤~ 좋구나~ 추임새를 넣을까 하나 장구도 없고… 아무도 안해 그냥 꿀꺽. 하하 모든 것 끝난 뒤 동글게 모여 서서 손에 손을 잡고 교가 열창 ‘아 아 정신 정신 정절과 신앙의 ~’ 좋다. 참 좋다. 선배 후배 함께 하니 아 참 좋다.

시험 친 마지막 세대 우리 63회. 지금 김순희회장님이 60기이며 임기가 1년. 2019년에 61기2020년에 62기 2021년에 63기 즉 3년 후엔 우리 63기가 선배들이 해주었듯 총동문회 일을 해야 한다. 그 때를 위하여 지금부터 손발을 맞출 십여명이 필요하다.

세상에 81세!!! 너무도 작고 가녀린 분이 한창 작업중에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신다. 우리 이미 많이 모여있는데 함께 갈 자세가 되어있는데 총동문회에서 일할 십여명 못 찾을까? 총동문회는 회장따라 그 씨스템이 많이 바뀐단다. 작년까지 부회장은 각 기에 한 두명 씩이었는데 금년에 부회장단 십여명으로 바뀌었단다.

십여명의 부회장은 30만원 연회비를 내야한다. 앗 이게 웬일? 거꾸로 보았을 뿐인데
완전 다른 그림. 아, 아까 어떤 그림이었지요? 다시 거꾸로 들어주세요~ 아…저 그림이? 하하 그렇게 여러번을 화가는 위로 아래로. 선배 후배 함께 모여 여고시절처럼 질문해가며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라니. 하핫. 자신의 책에 직접 싸인 해 주는 화가님, 너도나도~ 많이들 구입한다. “헤어스타일이 멋져요~” 해가면서. 하하 선후배 함께 하는 이 곳 처음으로 와서 함께 해보니 참 좋다. 몇년 전부터 부회장으로 일해 온 손혜경에게 끌려온 나. 즉시 회비 30만원을 내고 부회장 대열에 낀다.

이 곳에 댓글로 표시해보자. ‘부회장단에서 함께 일하겠다.’ 고.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상관없어. 무엇으로건 함께 할 일이 있을 테니까. 처음으로 총동문회에 가보고 선후배 같이 하는 모습이 좋아 용감하게 제안한다. ’63기 부회장단으로 모여보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