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알아볼 수 있었다. 정신 선배 님!!! 동창회에서 몇 번 뵌 까마득한 선배 님이시다. 나도 모르게 자동 빵으로 다가가 선배 님 손을 꽉 잡는다. 선배 님도 내 손을 꽉 잡으신다. 연세 많으신 분들의 손은 차갑던데 따끈따끈하다. 총 동창회에 나가지 않았다면 그냥 남남이었을 게다. 그런데 잠깐일지언정 동창회에서 얼굴을 익히니 전철역에서 이렇게 딱 !  알아볼 수 있었다. 선배 님 손을  잡고 룰루랄라 종합 운동장 역을 나선다. 저 앞에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저 선배 님이라는 것만 알 뿐. 하하 그랬다. 그러나 이번 임원 수련 회를 하면서 난 확실히 알게 된다. 47기 이 성여 선배 님!

9시 16분인데 이미 버스는 거의 다 찼다.  강 호연 선배가 커다란 종이에 명단을 적어 놓고 일일이 오는 사람들을 체크한다. 나랑 대 선배 님도 이름을 크게 말하고 버스에 올라탄다. 모든 점검이 끝나고 정확히 9시 29분에 버스는 출발한다. 예정 출발 시각 보다 1분 빠른 거다. 하하 시작부터 보여지는 61기 선배들의 꼼꼼한 준비성!

“내 손은 나오지 않게 해줘~” 옆에 앉으신 57기 최 화규 선배는 버스 타면서 받은 선물을 찍으려는 내게 잘 찍히도록 생수 병을 잡아주며 부탁했지만 ‘네 네’ 하면서도 하하 난 그렇게 고분고분하지 않다. 굳이 선배 님 손을 함께 올린다 와이? 그래야 좀 더 버스 안 장면이 실감나니까. 하하 이번 임원 수련 회에는 떡 떡 그야말로 떡 잔치였으니 53기는 떡 한 말을 제공하고  56기 신 난식 선배 59기 이 영숙선배  61기 김 진선 선배들도 특색있는 맛있는 떡을 제공해 완전 떡 풍년. 너무 많아 일부는 학교 교직원 식당에 주어 정신 여 중고 교사들이 들게 한다. 그 외에도 지원은 많았으니 54기 정 방원 선배가 간식 비 30만 원, 61기 김 진선 회장이 가방  2개,  61기 박 희경 수석부회장이 상품 권 2 매를 지원한다.

그런데 이 떡, 겉에는 거피 된 하얀 팥이 살살 녹고 한 입 싹 물면 오독오독  잣일까? 호두일까? 그 비슷한 견과류가 잘근잘근 씹히며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이 사진은 모든 것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받은 떡인데 아침 떡도 맛있고 저녁 떡도 맛있고 모두 참 맛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오셨다며 떡을 고대로 가방 속에 넣고 계시던 내 옆의 화규 선배, 내가 너무 맛있게 먹자 “그렇게 맛있어?” 하며 슬그머니 가방에 넣었던 떡을 꺼내 한 입 무신다. “와, 정말 맛있네.” 하시며 한 입, 또 한 입. 배부르다 하시면서도 한 입 또 한 입 자꾸 드신다. 하하 정말 맛있다.

그렇게 맛난 것 먹으며 정신 여고 시절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가다 보니 어느 새 도착. 이미 와 계시던 회장님이 황급히 마중 나오는 게 버스 안에서 다 보인다. 아, 하늘은 맑고 푸르고 해님은 따뜻하고 화창한 봄 날 정신이 모인다.  선배 후배 모두 함께 다정하게.

“어서 오세요 선배 님~” 버스에서 내리는 모든 사람을 마중하고 맨 끝에 내리는 59기 이 영숙 선배와 함께  미술관으로 향하는 61기 김 진선  지금 회장과 62기 유 미라 내년 회장. 찬란한 봄 햇살 아래 다정하다.

작년에는 카풀제로 승용차에 나뉘어 뿔뿔이 왔다. 그러나 임원 회의에서 그렇게 오니 너무 제각각이라 안 좋다며 단체 버스 이야기가 나왔다. 마침 유진 후배가 아는 버스가 있어 저렴한 가격에  즉각 추진된다. 추진력, 섭외력, 동원력 끝내주는 정신 총 동문회다. 파이팅!!!

쭐쭐쭐쭐 안내 따라 영은 미술관 안으로 들어간다. 맨 끝에 우리 63기 경희랑 미정이가 보인다. 미정이 어깨에 매달린 우크렐라가 맨 마지막 손님이다. 하하 “이렇게 가슴에 달아야 잘 보이지.” “아, 그래? 난 그냥 밑에 달려고 했는데.” 줄 서서 출석 체크하고 받은 이름표를 서로 달아주며 즐거운 우리는 정신 정신. “이름표 모두 다셨나요?” 61기 수석 부회장 박 희경 선배의 오늘 일정 소개를 보니 곧 미술 관람이 시작된다. 잠깐! 그 이전에 후다다닥 화장실로 달려라 달려~

미술관 화장실이라서 일까? 딱 한 개인데 그런데 입구가 이렇게 멋지다. 경희를 세워 놓고 찰칵. 화장실 입구인 줄 아무도 모를 껴. 하하 아니 이 큰 미술관에 화장실이 딱 한 개? 나중에 보니 그냥 일반 화장실 큰 거가 있다. 여기는 특별히 커튼도 쳐져 있고 요렇게 벽면도 초록으로 멋지게 꾸며진 게 아무나 가는 화장실이 아닌가 보다.

오늘은 ‘정신여자중고등학교 총 동문회  2019년 임원 및 기 대표 수련 회’가 열리는 날.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영은 미술관 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동문회 활성화에 대해 토의할 것이다. 우리에겐 매 년 바자회와 예술 제가 있는데  동문들을 많이 참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 오늘의 주제다.

오호호호 드디어 전시관 안으로 진입. 와우. 멋지다. 사진 같으면서도 사진이 아니고 그림 같으면서도 그림이 아닌 작품들이 우리들 눈을 확 사로잡는다. 그림의 색감이 그 선명하기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크고도 맨질맨질한 판넬. 무지무지 무겁고 깨지기 쉬워 다루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란 다. 아무 곳에서 나 전시할 수 없는 작품이라 하니 이 미술관이 대단한 곳인가 보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있고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 있다는 강영길 사진작가의 작품들. 그래서 인지 한참을 보고 있으면 그림 같다가 사진 같다가 추상화 같다가 일반 그림 같다가 막 그렇게 왔다 갔다 한다. 하하

해설 사가 열심히 설명하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손가락으로 있는 대로 힘껏 핸드폰의 스피커를 누르고 사진을 찍는다. 누군가 “나중에 찍지.” 하는 소리가 살짝 들린다. 난 스피커를 손으로 꽉 막고 찍으니까 소리가 안 날 텐 데. “나 아니에요~ “하고 싶다 하하

이렇게 핸드폰의 스피커를 손가락으로 막아 소리 안 나게 찍는 방법도 나름 도서관에서 책을 뒤져 알아낸 기법인데 앗, 나중에 유 미라 선배를 보니 손가락을 스피커에 힘들게 대지 않고도 찰칵 은커녕 아무 소리 나지 않게 찍는다. 그새  더 좋은 방법이 생겼는가 보다. 휙휙 흘러가는 세월 만큼이나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이다.

“여기 작품은 무언가 달라 보이지 않나요?  무엇이 특별 해 보이나요?” 그림 따라 우리를 몰고 다니며 잘 설명해주는 해설 사를 보니 문득 미국 여행 때 미술 관에서 의 미국 할머니 해설 사가 생각난다. 그림에 대해 묻고 답하고 참 재밌었다. 그래서 그때 미국에서 했던 것처럼 크게 답해본다. “네, 흑백 사진 같아요.” 하하. 그런데 원하는 답 아닌가 보다. 내가 생각해도 쫌 바보 같은 대답 같다. 이것은 한지에 그려진 그림이란 다. 자세히 가서 보니 정말 새까만데 보드라운 한지다. 한지 특성 상 상당히 따뜻한 느낌이라는 걸 강조하는 걸 보니 “무언가 따뜻해 보여요~” 가 정답이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 큰 소리로 참여해봤다는 데 의미를 두자. 참 잘했어요 짝짝짝

“우리 좀 찍어주어~” “네 선배 님~” 찍어주고 찍히고 그림 앞에서 선배 후배 정신을 거쳐간 소중한 인연들이 함께 즐겁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도 “선배 님 들, 잠깐 만 요~ 촬영 있겠습니다~” 하면 즉각 뒤를 돌아보시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나도 나도 들어가야지.”  “얘 너 좀 비켜. 나 안 보여.” “어디로 비키라는 거야? 이쪽으로 나오면 되잖아.” 토닥토닥 하하 푸 하 하하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고 동창을 만나면 그때 그 시절 여고생이 된다.

오늘 모두 59명이 참석했다. 47기 이 성여 선배부터 78기 이 정은 후배까지. 우리 63기가 1973년에 정신 여고 1학년이었으니 16년 먼저인 이 성여 선배는 와우1957년 바로바로 우리 63기가 응애~ 하고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정신 여고를 다니셨다. 그럼 우리보다 15년 뒤인 이 정은 후배는 우리 63기가 정신 여고 다닐 때 아장아장 막 걷기 시작한 돌쟁이였겠다. 와우 대단한 세월이다.

31년의 세월 차 선후배가 모여 선배님 후배님 함께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눈다. 정신 여고를 다녔어야만 가능한 인연들. 각자 살아온 수많은 세월을 내려놓고 정신 여고 선배 후배 이름으로 따뜻하게 하나가 된다.

지나가는 세월도 선배 님 들 의 아름다움을 어쩌지는 못한다. 여고 시절로 돌아가  친구랑 손을 꼭 잡고 사진을 찍는 예쁜 선배들.

은은하게 내리쬐는 조명 아래 빛나는 정신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들. 몇 십 년 만에 만나도 며칠 전 헤어진 듯 여고 시절 친근함을 순식간에 되살려주는 멋진 단어 ‘동창!’ 우리는 지금 그 멋진 단어가 득시글대는 ‘동창!회’에 와 있다. 푸하하하

종횡무진 왔다 갔다 찰칵 거리며 정신없는 나도 ’49기 이 미자 선배 님과 함께 한 컷 하자.’는 친구들에게 끌려와  한 장 찍힌다. 와, 그런데 이 곳 사진 정말 멋지다. 하하. 쫌 더 많이 찍힐 걸.

지하에서 1층으로 2층에서 지하로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연세 많으신 선배  님 들 행여 불편할까 온통 초록빛인 계단에서 꼼꼼히 회원들을 챙기는 회장 단. 혹 불편해 하는 분 보이면 곁에서 꼭 붙잡고 조심조심 동행한다. 회장 단의 섬세한 마음 씀씀이가 빛난다.

모든 미술 관람이 끝나고 단체 사진 촬영이다. 강 호연 선배 지시 따라 자리를 잡는데 하하 여기 앉아. 숙희야, 너 빨리 이리 와~ 앞에 앉아 여기?  시끌벅적 촬영 모드 잡으며  터져 나오는 웃음들 하하 푸 하하하 정신 여고 정신 없네~

하하 이렇게 저렇게 대충 자리가 잡혀 간다. 맨 앞줄 바닥에 철퍼덕 앉고 두 번째 줄 살짝 궁둥이 들고 앉고 세 번째 줄 완전 서고 네 번째 줄 의자 위에 올라가고 착착 착착 호홋 그 와중에 아직도 챙길 게 많은  61기  한 성원 총무와  박 희경 수석 부회장  “최 혜영도 빨리 와~” 하하 사진 찍는 다고 앞에 버티고 있는 나를 챙겨주신다. “네네 네네 갑니다. 가요~” 밀치고 쓰러지고 하하 푸하하하 단체 사진 촬영은 언제나 즐거워라~ 그렇게 저렇게 겨우 자리가 잡히며  깔깔 푸하하하 웃음 속에 드디어 단체 사진 완성이다. 그냥은 심심하쟎아? 무언가 하자. 웃어. 손꾸락 사랑 표시~ 하하 푸하하하 김치~ 멸치 대가리~ 여전히 시끌벅적이다. 우리는 행복한 정신 동창!

그렇게 저렇게 겨우 자리가 잡히며  깔깔 푸하하하 웃음 속에 드디어 단체 사진 완성이다. 그냥은 심심하쟎아? 무언가 하자. 웃어. 손꾸락 사랑 표시~ 하하 푸하하하 김치~ 멸치 대가리~ 여전히 시끌벅적이다. 우리는 행복한 정신 동창!

그리고 오늘의 집행부 61기. 손발이 착착~ 단합된 모습으로 쓱쓱 싹싹 정말 일 잘하는 멋쟁이 선배들. 이제 회의 실로 들어온 우리. 이름표 뒤에 적힌 번호대로 자기 조를 찾아가 앉는다. 61기 수석 부회장 박 희경 선배의 사회로 제 2부 행사가 진행된다.

 

61기 임 향자 목사의 인도로 예배를 드린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 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갈라디아서 6장 7절 말씀을 읽고 ‘후회 없는 삶’에 대한 설교를 듣는다. 믿음의 학교 정신 무슨 일을 하건 일단 예배로 시작한다.

김 진선 회장의 인사와 함께 분임 토의 주제가 주어진다. ‘동문회 활성화’ 가 그 큰 주제인데 1조에서 3조까지는 예술제를 통해  4조에서 6조까지는 바자회를 통해 어떻게 ‘동문회 활성화’를 할 것인가. 그 구체적 방안을 토의하라!

분임 토의 직전 47기 이 성여 선배부터 78기 이 은정 후배까지 일일이 일어나 마이크를 들고 자기 이름을 소개하는 긴 행사가 진행된다. 한 명 내지 두 명 온 기, 우르르 많이 온 기까지 다양한 모습 따라 동창들 반응도 제각각. 서로 이름을 익히며 작은 것에도 폭풍 웃음을 쏟아낸다. 하하 푸하하하

각 조 별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제 1조: 진짜 축제 같은 즐거운 축제를 만들자. 기 모임이 활성화되면 가능하다. 동문회 실에서 기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찬조도 하자.

제 2조: 상을 모두에게 형식적으로 주지 말고 1등에게 몰아주자. 그리고 다음 해 오프닝 하는 특권을 주자. 남은 팀도 그냥 참석 상 주듯이 하지 말고 화합 상, 의상 상, 이런 식으로 의미 있는 상을 주자. 적극 홍보하자. 가족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하자. 정신 졸업 생 중에서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 3조: 진짜 축제가 되도록 하자. 대상 1 팀만 30만 원 나머지는 20만 원. 이런 식으로 차별화를 두자. 젊은 기를 유도하기 위해 처음 참석 팀에 가산점 주는 것을 생각하자. ‘특별 상’ ‘처음이야 상’ 등으로 모든 참여자에게 선물이 가도록 하자. 동문 가족의 특별 출연도 고려하자.

제 4조: 바자회 상품 정보를 공유해 사전 판매에 힘쓰자.  60기는 당일에 에이드 만들어 팔 거다. 그러니 다른 기는 다른 음료를 하라. 그리고 회충약을 팔 거다. 60기 안 혜순 선배가 이미 회충약은 넉넉히 확보했다. 5월은 회충약 먹어야 하는 때다. 후배 기수를 위해 판매 공유 가능하다. 판매자 역할만 와서 해주어도 된다.

제 5조: 사전 판매가 가장 중요하다. 시기 많이 잡아서 미리 판매를 하자. 꼭 필요한 특산품도 괜찮다. 직접 짠 들기름 참기름도 좋은 데 남았을 때 운반이 문제다. 취급이 쉬운 특산품을 생각해보자. 제 6조:어느 팀에서 무얼 파는 지 안내 표가 필요하다. 그래야 서로 겹치지 않고 필요한 걸 팔기도 사기도 쉽다. 정신 여고 바로 곁에 있는 우성 아파트에 홍보해 많은 주민이 오게 하자. 먹는 게 제일 많이 남는다. 먹는 걸 많이 만들어 팔자.

열띤 토론이 끝나고 짜잔~ 즐거운 점심시간. 테이블에서 일어나 옆방에 차려진 뷔페 음식을 가지러 간다. 그 많은 사람이 한 꺼 번에 음식이 차려진 좁은 방으로 들어가려니 밀린다. 차례로 줄을 서고 그야말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느라 깔깔 푸하하하 기회는 요때닷. “잠깐! 여기를 보세요~” 하고는 치렁치렁 새카만 커튼을 배경으로 기왕 줄 서있는 선배들을 촬영한다.

와우~ 작년에도 맛 보았던 꽤 다양한 음식들이 차려지는 이 곳 전용 뷔페. 아주 깔끔하고 신선하고 맛있다. 아흥. 앞에서 아주 조금씩 담아왔는데도 이미 접시가 한가득. 다시 가지러 오기는 번거로울 것도 같지만 찬 데 뜨거운 거 첩 첩이 쌓기는 싫어 그냥 뜨겁고 훨씬 맛있어 보이는 후반부 음식을 거의 포기한다. 에고.

분임 토의 하던 자리 그대로 음식을 가져와 먹는다. 그러나 테이블이 너무 커서 저 끝의 선배와는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게 많이 아쉽다. 선배 들 과 도란도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모든 행사 끝나고 마지막  씽 어롱 시간. 베이지 색  정장을 쫙 빼 입은 늘씬한 전문 강사가 나오더니 청중을 압도하는 걸쭉한 목소리로 “자, 모든 것 내려 놓고 그 옛날 추억 속으로 갑니다 출발~ ”  하더니 커다랗게 울려 퍼지는 노래.

‘잊으라 했는데 잊어 달라 했는데 그런데도 아직 너를 잊지 못하네 어떻게 잊을까 어찌하면 좋을까 세월 가도 아직 난 너를 잊지 못하네 아직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나 봐 아마 나는 너를 잊을 수가 없나 봐 영원히 영원히 네가 사는 날까지 아니 내가 죽어도 영영 못 잊을 꺼야’

추억의 가사를 음미하며 목청껏 따라 부른다. 아직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나 봐~ 아아아 꺼이꺼이

요즘 최고로 잘 나가는 노래 강사라는 데 정말 우리를 쥐락 펴락 푸욱 저 옛날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데리고 갔다가 깔깔 푸하하하 배꼽을 쥐고 뒤집어지게 만들다가 그야말로 한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 지 모르게 우리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한다.

고1 때였다. 가끔 전교생 행사 때면 등장하던 고3 선배 황 인자 강 호연 커플. 두 선배가 나오면 하하 푸하하하 우하하하 배꼽을 쥐고 넘어가며 우리는 열광했다. 그때 그 너무 도 재밌던 선배들. 강당에서 가끔 보던 그 선배들을 절대 잊을 수 없었는데 바로 여기 동문회에서 만나다니! 와우!사회자가 강 호연 총무를 노래 시키자 자동 빵으로 따라 나오는 황 인자 선배. 하하 그 때부터 두 선배의 열창이 시작되는데 사람들 모두 뒤집어지고 난리가 난다. 추임새를 넣으며 콤비를 이루어 열창하는 황 인자 강 호연 추억의 커플. 깔깔 푸하하하 웃음의 도가니가 되어버린 회의실.

“의원 님 이러셔도 되는 겁니까.” 그 유명한 사회자도 기막혀 하고. 하하 푸 하하하 터져 나오는 웃음 바로 이 모습. 이 두 언니의 만담에 그 옛날 우리 고1 후배들 정말 까르륵 까르륵 정신없이 넘어갔었다. 캬~ 그 보고팠던 추억의 선배 커플을 이렇게 만나다니. 와우. 아. 세월은 40년도 넘는 세월은 이 탱탱한 여고생들을 아줌마로 변신 시켰다. 그러나 동창회란 무엇인가. 정신 여고를 다닌 우리들. 이 곳에 오면 모두 정신 여고생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더욱 그 때를 추억하고 기뻐하고 깔깔댄다. 삶이 그렇게 휙휙 지나가고 있다. 나이가 들고 있다. 빠른 세월 동창들이 함께 들어가는 나이. 완전 고령자가 된 들 무엇이 두려우랴. 이렇게 함께 하는 동창! 이 있는 한.

‘나에게 친구가 있음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멀리 있어도 가만히 이름 불러볼 수 있는 친구가 나에게 있음은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아, 그리고 우리 63기 미정이. 전혀 생각지도 않았는데 사회자가 불러 세우자 즉각 박 인수의  ‘친구 이야기’ 를 부르며 동창! 회의 마무리를 멋지게 해준다.

‘하나님의 뜻이 펴신 너른 터전에 진리의 높은 탑을 이루세. 배움에 목 마른 어린 넋에 줄기차게 솟아나는 지혜의 샘물  아 아 정신 정신 정절과 신앙의 월계관 위에 마음의 등불을 높이 들어라~’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둥글게 손에 손을 꼭 잡고 교가를 부른다. 마지막 ‘높이 들어라~’ 에서는 두 손을 번쩍 하늘로 치켜들며 목청껏 외친다.

선배들 과 일일이 포옹하며 폐회 하는 순간 줄줄이 나가면서 또 한 보따리 떡 선물을 받는다. 위에서 말 했듯이 정말 너무 너무 맛있는 떡. 그리고 동화 약품의 잇몸 치약 ‘잇치’와 건강 음료 ‘까스 활’ 두 병씩  받는다. 푸짐한 선물이다.

아, 밖으로 나오니 환한 햇살 푸른 하늘 너른 잔디밭 하하 우리는 함께 모여 잠깐!촬영 용 선글라스 착용! 하고는 있는 대로 폼을 잡는다. 더 멋진 폼 없을까? 우리 모두 뛸까요? 안돼. 사람이 너무 많아 뛰기엔. 하하 푸하하하 그럼 우리 손꾸랑 사랑해 할까요?  아님 팔을 뻗칠까요? 이렇게 저렇게 있는 대로 폼 잡는 우리. 하하 선배 후배가 따로 없다. 모두 모두 함께 우리는 하나 정신 정신 아하 좋아라 좋아라 참 좋아라. 따스한 햇살 아래 행복하여라~ 갑자기 여고생이 되어버린 선배 님 들. 깍꿍~ 조각 품 뒤에 숨기도 하고 팔짝 팔짝 뛰기도 하신다. 하하

기 별로 모였다 하면 포~즈 여기를 보세요~ 촬영에 바쁜 61기~ 저 멀리 둥글게 둥글게 부드러운 산. 그리고 너른 잔디. 멋진 조각들 조각 공원. 이 곳 저곳 조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서로 찍어주기 바쁘다. 내년에 총 동문회 이끌어갈 62기 61기 속에 딱 하나  57기 하하 선글라스 속에 딱 하나 안선글라스  히히

59기 조각 속 얼굴이 그늘 질까 이리 저리 옮겨가며 찰칵.  57기 나의 버스 짝지 최 화규 선배가 “후배~ 우리 좀 찍어 줘~ ” 하는 순간. 하하 벌거벗은 남자 옆에서 포즈 취하는 62기 윤 옥교 선배. 하하 그렇게 우리는 이 곳 저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그리고 정신 여고로 향하는 올 때 타고 온 버스를 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