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2019년 2월 18일 ‘제106회 정신 총동문회 정기 총회’가 열렸다. 경희랑 나랑 성우는 맨투맨으로 전화기에 매달렸다. “우리가 고1 때 고3이었던 61기 선배 언니들이 이번 동문회장단을 맡았어. 그래서 63기 우리가 안내를 해야 해.” 하면서 행사는 10시 30분에 시작하지만 9시 반까지 와 달라고. “이제야 넘기는구나. 우리가 꽤 오래 했거든.”  이미  오셔서 이것저것 진두지휘 중이던 62기 선배님들이 일찍 도착하는 우리를 보고 흐뭇해 하신다. “넵 선배님 명령만 내리십시오! 일할 준비 완료입니닷.” 우리가 받은 명령이란 무엇이냐~  많은 기념품들을 나누어 쇼핑백에 넣어 안내 데스크 옆에 세워두는 작업이다. 처음 조금 헤매었지만  손발이 척척 맞으며 일이 재빠르게 진행되자  “야~ 우리 이거 알바 뛰어도 되겠어.” 막 신바람이 난다.  이럴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커피 타임~’이 최고. 성우가 먼 데서 올 친구들을 위해 사온 샌드위치와 함께 유 미라 선배가 타 주는 커피를 마신다. 아주 잠깐이지만 하하 푸하하하 웃음이 쏟아지며 선후배 서로 즐겁다.

저마다 무언가 도움의 손길을 펼치려는 선배님들. 책도 나누고  CD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누고 손님들 오기 전에 빨리빨리. “얘 우리 너무 잘하는 거 아냐? ” 인숙이는 두툼한 가죽 장갑을 껴 연약한 손을 종이 칼날로부터 보호하며 정말 열심히 일하는 중이다. 우리 모두가 아주 신명나게 일하고 있다. 동문회 일이라는 게 그렇다. 이렇게 모여서 함께 커피며 샌드위치며 먹어가며 깔깔 푸하하하 별 거  아닌 일을 잠깐 열심히 하면 고생했다고 칭찬 받는다. 사실 우리가 한 일 이래 봤자 기념 접시와 잡지 메모지등 기념품을 일일이 쇼핑백에 넣어 안내 데스크 옆에  착착 줄 세워 놓는 것 뿐이다.

이 정도만 하면 될까? 이 책 더 넣을까? 아니 그 정도면 되었어. 이것저것 의논이 바쁜 선배님들 우리의 손길은 이제 거의 프로 급이 되어 착착 착착 재빨리 진행되고 그만큼 선물 봉투도 착착 쌓여가 손님 맞을 준비가  마무리된다.  방명록을 작성하고 회비를 내고 기념품을 전달 받는 손님 즉 우리의 선배님들. 그리고 특별히  ‘김마리아 선생 훈격 상승’을 위한 서명을 한다.  손님은 점점 몰려들고 우리의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오랜만에 찾아와 어색할 수 있는 동창회. 그러나  무언가  일을 함께 하니 전혀  그 어색함이 없다. 정신의 주인이 된 느낌이랄까? 사실 이렇게 책자를 봉투 안에 넣고 하는 게 무슨 일이라 할 수 있을까. 이걸 핑계로 보고 팠던 그 옛날의 학창 시절 동창들 만나 함께 깔깔 웃음을 나누고 소식을 나누는 데 더 의미가 있지. 음하하하 우리는 여고 동창생.

선배님 잠깐만요~ 그 와중에도 나의 끼는 발동 되었으니 이리저리 일을 돌보고 있는 선배님을 불러 찰칵. 하하 멋쟁이 선배님들.  선후배 함께 모여 선배님 후배님 하면서 서로 얼굴을 익히고 인사를 나누며 일하는 순간은 정말 따뜻하고 흐뭇하다. 무엇일까. 동창이라는 인연. 일부러 만들려 해도 절대 억지로는 만들 수 없는 인연. 그 옛날 정신에서 공부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만의 모임 정신 총동문회. 애니 앨리스 홀로 들어가기 직전 함께 일하던 선배님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는다. 손꾸락으로 ‘사랑해요~’를 만들며 하하 푸하하하

동문회는 곧 시작될 터인데 아침 일찍 모여 일한 손길은 서로서로 즐겁고 기쁘다. 선배님들은 수고했다고 우리 63기를 막 칭찬하신다. 서로 칭찬과 격려로 흐뭇한 순간이다. “혜영아 네 덕에 학교도 처음 와보고 동창회라는 데도 처음 와보고 그런데 와서 보니 정말 좋다. 많은 선배님들 만나고 후배님들 만나고 어디서 이렇게 서로 인사를 나눌까. 오길 참 잘했어~ ” 나의 맨투맨 전화 작전에 끌려 처음 총동문회에 나온 친구가  좋아한다. 그렇다. 마땅히 불러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동창이라고 해도 문득 홀로 오기 쉽지 않으리라. 함께 하는 동창들이 부를 때 못 이기는 척 일단 와보면 그 총동문회라는 즐거운 세계 속에 빠져들게 되리라.

갑자기 또 몰려드는 손님들 우리 63기 선옥이까지. “오세요 오세요 어서어서 오세요 곧 총동문회가 시작됩니다~”  다시 바쁘고 바빠진 우리 데스크. 시간이 임박하니 더욱 몰려드는 손님들 와우. “서둘러요 서둘러~ ” 아, 우리 얼마 만에 만나는 거야?  서로 안부 묻기 바쁜 친구들. 그것이 또 다른 동창회의 멋 아닐까. 사십 여 년 전 친구들을 다시 만날 구실을 만들어준다 할까? 단합 잘되는 62기 선배 님 들은 어느새 또 일하던 곳곳에서 몰려와 와르르 함께 하니 이 시간을 그대로 놓칠 쏘냐. 인증샷을 찍는다. 손가락 두 개로 ‘사랑해~’를 외치며 포즈를 잡는다. 깔깔 푸하하하하하  여고생들처럼 웃음을 쏟아내며 행복한 선배님들.

믿음의 학교 답게 모든 행사에 앞서 예배가 시작된다.  앗, 유럽으로 미국으로 그 유명한 우리 정신 총 동문 합창단의 특송이다.  56기 신난식 선배의 지휘로 아름다운 찬양이 시작된다.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찬양에 모두들 폭 빠져든다. 정신에서 함께 공부했다는 것 만으로 만나지 못할 수도 있었던 동문들이 다시 소중한 인연으로 엮어지는 순간이다.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꼼꼼히 회의록을 챙겨보며 집중하는 동문들. 그런데 총동문회에서 결정하는 것들은 정말 많다. 어떤 안 건이 나오면 많은 방청객 중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고 몇 기 누구 동의합니다. 몇 기 누구 재청합니다 하면서 아주 많은 안 건들이 착착착착 결정되어간다. 내 옆의 이 덕순 선배는 그 모든 걸 아주 세세하게 기록한다.

평생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김마리아  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애쓰는 김마리아  기념사업회  49기 이미자 회장을  비롯해   많은 선배들 노력으로 국회의원 회관에서 김마리아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종로구청 홈페이지에도 알려지고  종로 5가 버스 정류장에 선생의 이름이 병기 된다.  특히 김마리아 역사 탐방로를 지정해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교육 박물관  등에 전시되고 역사교과서에도 수록된다.

유미숙 LA 동문회장은 LA에서 이루어지는 2019년 독립운동 백주년 행사에 김마리아와 모교를 알리고 2.8 독립선언문을 낭독한다. 김마리아가 다닌 PARK대학이 있는 Kansas 한인회에서도 김마리아  독립운동에 대한 세미나를 연다.

갑자기 등장하는 늘씬한 두 미녀가 있었으니 왼쪽은 67기 박혜성 현직 정신여중 교장이고 오른쪽은 정신여중 63기 최성이 현재 정신여고 교장이다.  이들의 자랑스럽고도 발전된 지금 정신여중고의 소식을 기쁨으로 듣는다.  너무 흐뭇하다.

정신여고를 위해 큰 일을 하신 분 하실 분 전임 신임 회장이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애써주시는 두 분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강단의 분들 뿐만 아니라 애니 앨리스 홀의 모든 우리 정신 동문이 애국가를 열창한다. 갑자기 김마리아 선생님과 함께 애국의 열풍이 불어오는 느낌이다.

자그마한 홀에서 모두가 함께 많은 안건들을 동의하고 재청하며 결정해나간다. 별 반대 없이 착착 진행된다. 그래도 회의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이 너무나 많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 2019년 새 동문회를 이끌어갈 61기 김진선 회장은 동문들 참여를 독려하여 동창회를 활성화시키고 정신여중고 교육활동과 김마리아 기념사업을 지원하겠다고 하며 많은 박수와 축하를 받는다. 전임 회장 신임 회장의 다정한 포즈.  전임 회장이 손에 들고 있는 예쁜 것은 바로바로 우리가 전달하는 감사패. 감사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이제 61기가 이끌어갑니다. 많이 많이 응원해주세요~ 수석부회장 61기 박희경 선배와  62기 유미라 선배가 소개되고 이들의 활짝 웃음으로 기대 만만 속에 2019 정기총회가 그 막을 내린다.

우리의 김마리아 선생님이  2월 독립운동가로 선정되셨다.  2월 22일 금요일 오후 2시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김마리아 공훈 선양 학술 강연회’가 열린다. 부디 많은 동문들 참석해주십사고  61기 강호연 총무가  특유의 유창한 말솜씨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광고 한다.

‘하나님의 뜻이 펴~ 신 너른 터전에~ ‘ 그 옛날 여고 시절 부르던 교가를 애니 앨리스 홀이 떠나가라 목청껏 부르는 것으로 우리의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다.  시간은 이미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배가 고프다. 그렇게 처리되어야 할  안건이 많았다.  이제 모두들 식당으로~ 그러나 단체 촬영이라고 사회자가 돌아가는 우리를 소리쳐 불렀으니 너무너무 배가 고파 식당으로 향하던 우리, 그래도 사회자님의 말을 들어야겠지? 몸을 휙 돌려 촬영에 합류한다.

하이고 그러나 촬영현장에 와보니 “여기 서세요~ 아니 요기요 요기~” 선배님 후배님 반가움의 정을 나누느라 정신없다. “앞을 보세요~” 하는 카메라 전문기사님의 말은 어디로 사라지고 왁자지껄 반가움의 깔깔 웃음소리만 강당을 뒤덮는다. “이리 오라니까 ~요기 이리 오라구. 여기 앉으라니까 ~” 하하 깔깔 푸하하하 이리 밀고 저리 밀고 끌어당기고 그러면서 반가움에 “선배님 안녕하셨어요? 그래그래 안녕하지?” 사랑의 웃음과 인사가 마구마구 넘친다. 정신 선배님들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드디어 모든 것 끝나고 모두 함께 식당으로 대 이동. 아… 배고파. 정말 오랜 시간이었다. 회의는 정말 정말 오래 걸렸다. 너무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으로 우리의 오늘 행사는 완전히 끝난다. 식사를 하면서 옆에 앞에 앉은 선후배 간에 나누는 대화라니. “우리 73년에서 76년까지 다녔는데.”  “앗 그때 저는 정신 중학교 다니고 있었는데요. 그때 선배님들 도서관에 몰래 갔었는데 도서관 옆 등나무 아래 계셨던 선배님들이겠네요~ ” 하하 추억은 또 추억의 꼬리를 물고 맛있는 식사와 함께 선후배가 나누는 대화는 과거 현재를 마구 넘나 든다.  아 정신 정신 정신 동문 사랑의 동문이어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