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여고 후배들을 위해 기도어머니회에 참가한지도 3년차다.
2018년 고3, 2019년 고 3을 맡았고, 작년엔 코로나로 인해 한 해를 쉬고, 올해 다시 후배들을 만났다.
올해는 고 2 학생들이다. 벌써 예전에 맡았던 후배들은 20대의 아가씨들이 되었고, 오늘 만나는 친구들은 2004년생으로 현재 고2 친구들이다.
몇 년전에 만났던 후배들과는 사실 2-3살 정도 밖에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친구들이지만, 어느 때보다도 빨리 변하는 세상에다, 코로나로 인해 기존과는 다른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이 아이들과의 첫 만남에서는 2년 전의 아이들과도 벌써 많은 차이가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2021년을 사는 2004년생의 고등학교 2학년 친구들은 5명 중 누구 하나 좋아하는 가수가 겹치지도 않았고, 아이들의 문화 관련 취향은 5인 5색으로 모두가 더 강한 개성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더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말에 적지 않게 놀랍기도 했다.
영화는 초등학교 때나 많이 봤다는 것이다. 내용도 길고, 지루한 장면들은 그냥 빨리 돌려 버린다고. 그래서 축약해 놓은 “짤”을 본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이후의 대다수의 학생들이, 초, 중, 고생들 할 것 없이 작년 한해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하고, 지금도 정상 수업이 힘든 상황이다 보니, 점점 더 아이들이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함께 교류하는 시간과 기회를 놓쳐가고 있는 모습에 어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이 친구들과 나와의 한 가지 공감대가 있었던 것은 나도 이 학교를 다녔기에(같은 공간을 사용 했으므로), 이 아이들과 세대 차이가 아주 많이 날지언정, 내가 다닐 적 계셨던 선생님이 아직도 계시니, 그 선생님들 젊은 시절 이야기도 해 주고, ‘우리는 매점이 있었다, 88올림픽때 외국 기자들이 우리 학교에 와서 상주하며 취재했다’등 같은 공간에 대한 옛날 이야기들을 해주면,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웃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 또한 하나의 “공감 교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도어머니회에 정신의 선배들이 더 많이 참여한다면, 조금이라도 아이들과 정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아이들도 기도 어머니들과의 만남에 조금 더 의미를 갖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흘러도, 무언가 같은 공감대가 있으면 이야기가 흘러가니까. 그리고 세대를 막론하고, 귀여운 캐릭터 용품(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에 배시시 웃는 여고생들의 모습은 여전히 귀여웠다.

유진 (77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