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열사 김마리아의 업적을 따라가 보는 길’이라 소개되어 있다. 종로구청 홈페이지로 들어가 골목길 탐방코스를 찾아 해설 신청까지 완료하고 62기 동기들과 나섰다. 추억의 연지동을 오랜만에 만날 기대로 타임머신에 오른다. 모임 장소인 종로5가역…… 왈칵 반갑고 정겹다.

종로 5가역 2번 출구에서 시작한 탐방은 연동교회부터 시작했다. 등굣길에 늘 지나다니던 연동교회는 옛 그 모습은 아니었지만 아직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지 위로가 된다. 연동교회에는 진한 정신여고의 흔적이 많다. 김마리아선생님부터 우리가 기억하는 이연옥 교장님까지……연동교회에서 김마리아 선생님과 여러 지사들의 독립운동과 흔적들을 듣고 보았다.

다음 코스로는 우리의 진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회화나무를 만났다. 이미 많은 흔적이 없어진 모교지만 회화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울시 보호수(수령 553년)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혼자만으로도 울울창창했던 그때 그 모습은 아니지만, 콘크리트를 품고 겨우 지탱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있어줘서 너무도 고맙다. 회화나무 옆에는 김마리아선생님 흉상이 있다. 잠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다. 그 마음까지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 다음으로는 여전도회관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없었던 낯선 곳이지만 역사전시관에서 김마리아선생님의 진한 흔적을 또 만난다. 1934년부터 1937년까지 여전도회 전국연합회의 7~10대 회장을 역임하며 커다란 족적을 남긴 김마리아 선생님은 심지어 예수교장로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했지만 이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민족정신이 무엇인지를 일깨운다. 개인적으로 21세기를 살아내는 우리에게도 새삼 시사하는 바가 참 큰 시간이었다.

마지막 코스로 우리 정신여고의 본관이었던 세브란스관을 탐방했다. 커다란 도로들이 생겨 여기가 어딘지 잠시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타임머신을 탄 우리는 여고생들. 한바탕의 웃음과 소란이 순식간에 연지동 시절을 우리 앞에 부려놓는다. 여기가 강당자리라고……저기는 매점이라고……우리의 진한 3년이 이리저리로 불려나온다. 아직도 그때 그 모습으로 “본관” 명패를 달고 있는 본관이 참 반갑다. 살짝 들어가본 본관 내부는 움푹 파이기까지 했던 그 나무 계단은 아니었지만……그래도 본관 모습을 간직하려는 나무 계단이 다시 또 울컥 반갑다. 마치 우리들의 옛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 같은……김마리아 선생님의 이야기들도 품고 있을 것 같은……그 안을 흐르고 흘렀을 우리의 민족 정기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라고……김마리아 선생님을 비롯한 순국열사들의 피땀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정신들 차리고 살라고!!!

이렇게 짧지만 김마리아길 탐방을 마치고 효제분식 자리에 생긴 길동무 카페에서 연지동 추억 들추기까지 또 한페이지를 여몄다.

62기 박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