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줄 알았다. 그렇게 걱정했는데 친구들은 많이 왔고, 기뻐했고 즐겁게 함께 행사를 했다. 동창이기에 그렇다. 누군가 조금 멍석만 깔아주면 우리는 멋지게 함께 할 수 있다. 그렇게 오늘 동문회에서 깔아 준 ‘총 동문 예술제’라는 멍석 위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뒤늦게 합류한 친구에게 줄 악보를 복사하기 위해 동문회실로 향하는데 무언가를 찾아 분주하신 선배님을 만난다. 혹시나 하여 “무슨 일이세요? 무얼 찾으세요? 도와드릴까요?” 했더니 반갑게  “나 이것 좀 찍어 줘.”하시며 들고 계시던 핸드폰을 건넨다. “네~ 그건 제가 할 수 있지요.” 선배님이 이끄는 대로 방 안으로 들어가니 대선배님들께서 이미 딱 포즈를 취하고 계신다. 아하 정말 잘 되었다. 일부러라도 선배님들을 찾아서 찍을 판인데 말이다. 여러 장 찍어드리고 내 폰으로도 찍는다. 연습을 마무리하고 하하 예쁘게 앉으셔서 촬영해줄 사람을 찾아 헤매다 마침 나를 만난 것이다.

 

 

많이 안 모이면 어쩌나 걱정했던 63회 친구들이 서로 걱정하며 모여들고 있다. 누구는 김밥을 준비하고, 누구는 커피를 준비하고, 누구는 과일을 준비하고, 누구는 악보를 준비하고, 동창은 그렇게 서로 가려운 곳을 콕 집어 서로서로 일을 나누고 돕는다. 꼭 63회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신 총 동문 예술제>라는 이름 하에 각 회 별로 난리가 난 것이다. “기왕 우리가 한다면 우승! 해야 것 제!!! 파이팅!!!” 해가면서.  하하

모두들 어떻게 연습하고 있을까? ‘결과는 중요치 않아. 어떻게 모여서 얼마나 즐겁게 연습하는가 그 과정이 중요하지.’라고는 해도 그래도 기왕이면 우승!!! 하하 그래서 한 번이라도 더! 더! 더! 연습에 연습을 강행하고 있다. 커피도 마시고 김밥도 먹고 간간이 애들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깔깔 웃음도 터지고. 요건 덤으로 얻는 기쁨이다. 아니나 다를까 살짝 열린 방으로 들어가 보니 알록달록 티셔츠를 입은 선배님들이 한가득. 깔깔 푸하하하 웃음이 차고 넘친다. “촬영 있겠습니다~ ” 말씀드리니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 하면서 마구 뛰어올라오고 튀어나오고 하하 난리가 난다. 그게 너무 우스워 또 한바탕 깔깔 푸하하하 나도 나도! 찍을라 하면 여기서 툭 저기서 툭 정말 많은 선배님들이 함께 하고 있다. 오호 바로바로 내년 총동문회를 이끌어 갈 62회 선배님들. 가슴을 자세히 보니 색깔마다 다르게 요일이 적혀있다. 캬~ 이 정도의 단합이라면! 내년 기대하겠습니다!

동문회 방이 활짝 열려있어 들어가 보니 항상 조용하던 이 곳에 하얀 물결 가득. 오홋 누구일까? 맛있는 빵이며 쿠키며 달콤한 커피 향까지. “선배님, 안녕하세요?” 숙향이 인사한다. 오호 67회구나. “선배님, 우리 정말 많이 모였죠?’ 기대표인 그녀가 으쓱으쓱이다. 기 대표에겐 ‘많이 모인다’가 최고 자랑거리 이리라. 하하

그냥 밥만 먹고 수다만 떨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동 목표! 학교 다닐 때처럼 무엇엔가 힘을 합쳐 일등을 하기 위해 애쓰는 것, 즉 목표가 있기에 짬짬이 먹는 간식과 수다가 더욱 짜릿하다. 이것을 ‘멍석 깔아주다.’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총동문회에서 깔아준 멍석 ‘총 동문 예술제’ 그 위에서 신나게 친구들과 학창 시절로 돌아가 우승을 위해 애쓴다. 파이팅!

오마 낫. 꽃분홍 바지 물결이 너무 예쁘다. “아, 너무 멋져요. 잠시 촬영하겠습니다.” 하면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헉. 어디 고쟁이를 찍으려고! 속옷인데.” 하면서 절레절레 손사래를 치는 게 아닌가. 하. 속바지? 속바지가 요렇게 예뻐요? 어쩜 모두들 입고 있는 깜장 티셔츠 아래 꽃분홍 바지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연습장면을 찍으려는데 어쩌나 했더니 한 분이 폼을 잡아주신다. 발을 번쩍 들었다 내렸다. 오호 춤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다. 그래도 속옷이라는 그 바지가 난 너무 예쁘다. 그 많은 분들이 그 예쁜 속바지 입은 채 사진 남겨도 참 예뻤을 것을. 못내 아쉽다. 속옷처럼 절대 안 보였는데. 깜장 티 아래 꽃분홍 바지. 하하

허리가 아파서일까. 60회 선배님들, 담벼락에 등을 딱 붙이고 넓게 가운데는 텅 비워두고 연습들이시다. 하하 휙휙 가버리는 세월은 생기발랄하던 여고생들을 이렇게 허리 아픈 몸으로 변신시킨다. 그래도 마음은 십 대 소녀 여고생 되어 손을 번쩍 들어 올려 반짝반짝 흔들며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잠시 온갖 세상 시름 내려놓은 채. 우리는 여고 동창생.

이제 드디어 집합시간이 다 되어 차례차례 루이스홀 강당에 모인다. 아까 그 선배님들 일찌감치 연습을 끝내시고 강당에 오신다. 47회 대선배님들 이시다. 63회인 우리가 예순세 살이니까 음 선배님들은 63 – 47 = 16 우리보다 16년 위니까 우아 여든을 코앞에 둔 우아아 아 무려 일흔아홉이시다. 와우. 팔순을 코앞에 두고 여고시절 친구들과 함께 모여 에술제 참석이라니. 하하 얼마나 들 감회가 깊으실까.

정말 정말 바쁘게 준비 중인 임원진. 오른쪽부터 총 무대 책임자 62회 윤옥교 선배님, 사회자 61회 강호연 선배님, 그리고 총 동문 회장 61회 김진선 선배님. 그 어떤 행사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이렇게 항상 수고하는 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강당에 도착하는 대로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고 프로그램을 받고 부채표 활명수를 받는다. 루이스 홀에 우리 정신여고 졸업생들이 모여든다. 선배 후배 모두 모두.

모두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장내가 정돈된다. 62회 유미라 수석부회장의 성경봉독과 탈북학교 교장인 61회 임향자 목사의 ‘썩어질 한 알의 밀알’ 설교를 듣는다. 그리고 동문회 발전이 즉 모교 발전이니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는 61회 김진선 총 동문회장의 환영사가 이어진다.

“정신여중은 나왔지만 뺑뺑이라 정신여고는 못 나왔어요~” 하하 푸하하하 최성이 정신여고 교장의 축사 시작 멘트로 루이스 홀 전체에 빵! 웃음이 터져버리며 축제 분위기기가 서서히 달아오른다.

“저는 정신여고 나왔어요~”로 시작하는 67회 박혜성 정신여중 교장의 축사로 다시 한번 하하 푸하하하 빵빵! 루이스 홀 전체에 웃음보가 터지며 모든 예배가 마무리된다.

드디어 ‘제9회 정신 총 동문 예술제’가 본격 시작이다. 총사회를 맡은 61회 강호연 선배가 마이크를 잡으며 분위기가 확 바뀐다. 예배에서 예술제로. 오예. 하하

잠깐 보이는 선후배 모습이 정겹다. 편찮으신 선배님 어떻게든 챙기려는 후배들의 모습이랄까. 각자의 삶을 살면서 전혀 몰랐던 선배 후배가 총동문회에 나오면서 새롭게 인연을 맺으며 서로 아끼고 격려하는 사이가 된다. 동문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미국 친구는 말한다. 미국에선 특히 아무나 아무 학교 나왔다고 말하는 채로 그냥 그 학교가 되기에 누가 속이려고 작정하고 우리 학교 나온 척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단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확실하게 보아온 동문회 기록이 아주 중요하단다.

뒷모습의 선배님 누구? 바로바로 이 분이시다. 언제나 인자한 모습의 부드러운 웃음 44회 윤현숙 선배님이시다. 김필례 선생님의 양딸로 지금 김필례 기념사업회 회장이시다. 그 옆의 58회 이송죽 선배는 25대 총 동문회장으로 장장 4년간 총 동문회장을 역임했으며 김필례 문집 발간을 맡아서 하셨다.

시작을 알리는 ‘정신 동문 합창단’의 특별 공연. Sanctus와 해바라기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정신여고 김마리아 회관 5층 찬양실에서 연습한다. 정신여고 출신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문을 활짝 열고 보다 많은 동문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오늘의 노래 ‘해바라기’는 56회 조용옥 선배 시에 김영식 재독 작곡가가 곡을 붙였다. 이대 국문과를 졸업한 조용옥 선배는 2011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 캐나다에서 문예활동 중이다.

둥근 해 속삭이는 밀어에

온 너의 생애를 걸고 귀-기울인다

따뜻한 입김으로 무던히 자란-너는

환한 웃음을 머금고 얼굴을 든다

어느 날 쏟아지는 뜨거운 시선에

네 얼굴은 까맣게 타버리며

숙인 고개에 둥근 해도 무색해져

가을의 뒤안길로 가만히 숨어버린다

신난식 지휘자와 조용옥 선배는 같이 56회로 서로 친구다. 조용옥 선배가 정신여중시절 지었다는 시. 학창 시절 친구의 시가 노래되고 그걸 연주하고 듣는 오랜 친구 선배님들의 감회는 어떨까. 동문은 이렇게 저렇게 오래오래 연결되며 서로 빛을 발한다.

드디어 심사에 들어가는 본격 경연 제1번 타자. 59회 전희자 선배님의 오카리나 연주다. 와우 오카리나 연주를 이렇게 잘할 수 있으시다니. 와우. 뿅뿅뿅뿅뵹~ 토요일 아침이면 울려 퍼지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주제곡을 경쾌하게 부는데 와우 그 맑은 소리 하며 기가 막히다. 아, 오카리나를 제대로 불면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구나. 그냥 모두들 빨려 들어 듣는다. 와우 정말 잘 부르십니다~ 1번 타자에 단 혼자서. 얼마나 떨릴까 그러나 선배님은 하나도 떨지 않고 정말 멋지게 연주하신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다.

자문위원님들 심사는 잊으시고 오카리나 멋진 연주에 마냥 푹 빠져있으시다. 아, 참 좋구나.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어쩜 저렇게 잘 불까~

헉 웬 천사님들? 그렇다. 1번 타자가 연주 중인 때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기둥 뒤로 빽빽하게 서 계신 하얀 드레스의 선배님들. 오호. 아마도 57회 선배님들이신가 보다.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우린 리허설 때 세 조가 시스템 적으로 싹싹 움직여야 함을 누누이 들었다. 그러니 2번 타자일 것이고 2번 타자는 57회 선배님들이시니까 척하면 척이다. 하하

바로바로 이런 식이다. 두 번째 팀이 무대에 올라가면 세 번째 팀이 발딱 일어나 준비석으로 사사삭 옮겨가는 그런 방식. 무대 총감독인 62회 윤옥교 선배님 지시 따라 세 번째 팀인 우리 63회가 재빨리 이동하고 있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온유상을 받은 57회 선배님들. 천사 옷을 입고 계시더니 노래 솜씨가 천사처럼 하늘로 날아갈 지경이다. 어쩜 저렇게 잘하실 수가. 보통 연습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기막힌 화음을 연주 내내 들려주신다.

뒤에 줄로 서서 대기하며 ‘우리 부를 거 악보 한 번이라도 더 봐야지.’ 하면서도 57회 선배님들의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 눈을 못 뗀다. 악보로 눈을 돌릴 짬이 없다. 어쩜 저렇게 잘하실까.

아, 참 잘 부른다. 연습을 얼마나 많이 하신 걸까. 저 연세에. 57회면 69세. 칠십을 코앞에 둔 분들이라 볼 수 있겠는가. 저 하얀 드레스 하며 ‘아, 화음이 너무 멋지다.’ 아, 어쩜. 기둥 뒤에서 57회 선배님들의 연주를 보며 감탄에 또 감탄을 한다.

드디어 우리 63회. ‘시커먼 위아래에 스카프 아무거나 멋들어지게 하기’가 우리의 복장 주문이다. 와 무려 21명의 참석이다. ‘확실한 간증’과 ‘신아리랑’을 부른다.

This is my story, this is my song

Praising my Savior all the day long

울산에서 청주에서 오송에서 저 멀리 마케도니아에서까지 모처럼 많은 친구들이 김채연의 지휘 아래 하나로 똘똘 뭉쳐 정성껏 노래하고  ‘믿음상’을 탄다. 서로 힘을 합쳐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드디어 열창할 때의 그 짜릿함이랄까 약간의 긴장감이 함께 하는 그 살짝 떨리는 뿌듯함이라니. 아, 우리는 여고 동창생.

오늘의 막내 67회다. 온갖 악기를 들고 그야말로 발랄하게 I want to hold your hand를 부르짖으며 루이스 홀 전체를 들썩이게 한다. I want to hold your hand~ 찰랑찰랑 귀여운 타악기와 함께 신명 나게 부르고들 있다. 절로 박수가 막 터져 나온다.

막내라서 일까? 사랑상 일명 예쁨상을 수상한다.

살아 있어 행복해

살아 있어 행복해

네가 있어 행복해

정말 행복해요

와우, 일종의 중독성이랄까, 아주 쉬운 멜로디 ‘행복해요’가 반복되는데 하하 자꾸 듣고 있으니 정말 행복해지는 것 같다. 60회 선배님들의 온갖 율동과 함께 하는 ‘행복해요’가 루이스홀 전체에 행복을 전달한다.

숨 쉴 수 있어서

바라볼 수 있어서

만질 수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정말 정말 모두가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하하

죽은 이의 그토록

바라는 소원은

숨 쉬는 오늘이

바라던 내일이죠

옆으로 돌고 손을 가슴에 올렸다 내렸다 착착 착착 하하 아주 단순한 멜로디와 율동이 반복되며 행복이 막 전염된다. ‘지혜상’을 획득한 선배님들의 ‘행복해요~’를 반복적으로 외쳤을 그 많은 연습 시간들도 모두 행복이었으리라. 행복하다고 그리 외쳐대는데 행복하지 않을 수는 도저히 없으리라. 하하

앗, 그 사이 뒤에 줄 서 있는 다음 팀. 한 복이 너무 예쁘다. 긴장감으로 순서를 기다리고 계신다.

50주년 특별상으로 대상을 수상한 56회. 일제의 모진 침략으로 쓰라림을 당한 조국의 비운을 여름에 피었다가 가을에 지는 봉선화에 비하여 노래하고 있는 ‘봉선화 아리랑’ 무용극이다.

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러운 봄바람에 회생 키를 바라노라

비록 모질고 찬바람에 형골마저 사라져 버렸을지언정

혼백은 길이 남아 찾아온 새봄에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는

애절한 민족의 염원

무언가 애국심이 불끈불끈 솟아나게 한다.

“내가 이 나이에 이런 복장을 하고 이런 곳에서 이런 춤을 추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하하 푸하하하 대단한 무용극에 사회자에게 불려 나온 이정숙 대표의 말에 푸하하하 루이스홀 전체에 다시 웃음폭탄이 터진다. 70살이 되는 50주년 행사에 110명 넘게 연락이 오며 특히 미국에서 들 열성적으로 달려와 뜻깊은 행사를 했다며 그 비결이 알고 싶으면 개인적으로 연락하라 하신다. 하하

‘뭇 성도 피를 흘리며 큰 싸움 하는데

나 어찌 편히 누워서 상 받기 바랄까’

’70만 원짜리 블라우스를 함께 맞춰 입으시고~’사회자 멘트에 깜짝 놀라는데 7만 원으로 내려가더니 하하 7천 원까지 내려간다. 대상을 받음으로 옷 값은 다 빠지게 되었는데 와우 오늘의 최고령자 팀 47회시다. 56회가 70세 기념행사를 했으니까 80이 코앞이신 선배님들이시다. 무려 60여 년 전 함께 하던 친구들과 학창 시절로 돌아가 합창을 하고 계신 것이다. 그 자체로 감동 아닐까. 선배님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우리의 정신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선생님들.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연주해주신다. 후배들을 잘 가르쳐주세요~ 감사합니다.

좋으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 주시네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현직 선생님들의 귀한 찬양에 모두 큰 박수를 보낸다. 감사합니다~

동기 연주 장면을 동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맨 앞자리로 달려온 61회 한미경 선배가 자문위원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동문회에 나오기 시작하면 이렇게 선배 후배가 매우 친밀해진다. 사회에서라면 절대 가능하지 않은 귀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선배님~ 후배님~ 하면서 서로 얼마나 친해지는가. 그러니 그 밑바탕이 되어주는 동문회란 얼마나 중요한가.

가득가득 찬 루이스 홀. 노래에 빠져들고 무용에 빠져들고 손뼉 치느라 여념이 없는데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가 이제 겨우 두 팀만 남겨둔다. 시간은 정말 휙휙 지나가고 있다. 세월도 그만큼 휙휙 빠르게 지나간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62회 선배님들이 대거 등장하여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부르짖는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냥 함께 노래가 불러지며 ‘걱정 없이 살아요~’ 에선 나의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만 같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월요일 화요일~

노래할 이유 있네~’

신나게 노래할 이유를 읊는 선배님들의 대담한 댄스가 시작된다. 하하 춤추며 노래하는 당사자들이 얼마나 즐거운지 덩달아 우리도 막 흥이 난다.

까르르 깔깔 푸하하하 달려라 달려~ 육십 대의 선배님들이 완전 여고생 되어 깔깔 푸하하하 깡충깡충 대열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동문회에 있다 보면 그렇게 수시로 여고생으로 돌아간다. 와이? 여고 동창생이니까. 하하

“아이, 도련님, 이 사람 많은 곳에서 어떡하라고요.” 하하 고교시절 명콤비로 날렸던 황인자 강호연 커플이 또다시 등장했다. 창을 시작하기 전 이들의 대화로 깔깔 푸하하하 루이스홀은 다시 웃음바다.

‘헤야 디야 에헤야 에헤

두견이 울음 운다

두둥가 실실 너 불러라 -‘

61회 선배님들 얼마나 열정적으로 창을 불러대는지 아래서 보는 우리도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난타로 깜짝 놀랄 무대를 선보이며 우리를 감동시켰던 지금 총동문회를 이끌고 있는 61회 선배님들. 온고지신상을 획득한다. 매년 하는 대로 난타를 할 수도 있었지만 획기적인 변화를 주어 우리의 것 판소리 창을 선보인다. 명창을 모셔 매주 강한 훈련을 받으셨다 한다.

‘둥둥둥 내낭군 오호 둥둥 내낭군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사랑 이야 이히 이이이 내 사랑 이로다’

신명 나게 ‘사랑가’를 불러젖히는 선배님들.

얼씨구! 그렇지! 좋다! 추임새를 넣으며 청중도 즐겁다.

‘설마 둥둥 내사랑이야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니 아무리 바삐어도 중천에 멈춰있어

내일일랑 오지 말고 백년 여일 이밤 같이

이모양 이대로 늙지말게 하여 다오

사랑이로구나 내사랑이야 오호 둥둥 내 사랑’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창이 판소리가 루이스홀에 가득 울려 퍼진다. 친근하게 가슴속 깊이 다가오는 창, 판소리 리듬. 같은 민족 이어서일까. 얼쑤! 좋다! 그렇지! 하하 추임새 넣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새로운 것에대한 도전의 아이콘 61회 선배님들이시다.

마지막 특별 공연으로 국가 문화재 5호 판소리 이수자 최재길 명창의 흥보가 중 흥보박타는 대목을 듣는다. 창이라 그런 걸까. 명창님의 목이 쉬어서 일까. 상당히 쉰 듯한 목소리의 창이 울려 퍼진다. 목에 너무 무리가 가 아픈 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된다. 그래도 우리 가락은 신바람 난다. 얼씨구! 그렇지! 으이! 좋다! 대목 대목 큰 소리로 추임새를 넣으며 절로 어깨가 들썩들썩 하하 너무 흥겹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모두 함께 창 배워보기. 최재길 명창이 인도하는 대로 우리도 목청껏 창을 부른다. ‘아리 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나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 응 아나리가 났네~’

우리의 창은 정말 신난다. 얼쑤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아까운 이내 청춘 다 늙어 간다~ 아리 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나리가 났네~’ 목청껏 소리를 질러대니 오홋 너무 신난다.

46회 남춘길 전 동문회장님께서 심사평을 하신다. 모두가 특색 있게 너무 잘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대상 딱 두 개만 빼고 각 회에 맞는 특별 상을 준다 하신다. 대상은 최고참 47회와 ‘봉선화 아리랑’ 무용극의  56회가 받는다. 그리고 예쁨상, 믿음상, 재기 발랄상, 재능상, 온유상, 지혜상, 온고지신상 등 이름도 새로운 특별상이 각 팀에게 시상된다.

수상 대상이 밝혀질 때마다 그 독특한 이름에 아, 맞아. 그렇지. 그럴 만 해. 깔깔 웃음이 터지며 박수가 쏟아진다. 오호 예쁨상, 믿음상, 온고지신상… 이름도 재밌어라. 와우 와우~ 푸하하하

멀리 미국 LA에서 5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자 온 56회 석혜정 선배가 모든 행사 끝나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위해 식사기도를 해주신다. 식사에 들어가면 서로 자기 동기들과 친교의 시간을 맘껏 가지라고 공식행사는 여기서 마무리된다. 61회 총동문회 임원단의 세심한 배려다.

동문회 행사 마지막에 항상 따라오는 교가 제창. 총 동문 합창단 지휘자인 56회 신난식 선배의 지휘와 62회 김순배 선배의 반주에 맞추어 모두가 학창 시절 열심히 불렀던 교가를 열창한다.

‘하나님의 뜻이 펴신 너른 터전에

진리의 높은 탑을 이루세

정신 정신 정절과 신앙의 월계 관위에

마음의 등불을 높이 들어라~’

여기 마지막 구절 ‘높이 들어라~’에서는 모두 함께 손을 하늘로 번쩍 높이높이 치켜든다. 그 누가 되었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꽉 잡고서. 하하

그렇게 서로서로 손을 잡고 등불을 높이 들듯 팔을 쭉 뻗어 손을 높이 높이 들며 우리 모두는 ‘정신’ 아래 하나가 된다. ‘정신 정신 정절과 신앙의 월계 관위에~’

사진을 찍는데 출연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서 발 디딜 틈도 없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포즈를 잡으며 즐거운 정신 동문 선배 후배님들. ‘정신 총 동문 예술제’ 모든 막이 내리는 순간이다.

“어서 와 어서~” 하하 전체 사진 끝나고야 무대 위에서 자기 동기들의 사진 촬영이 시작된다. 한 명이라도 빠질까 서로 부르고 헐레벌떡 달려가고 그렇게 각 기별 친목과 단합의 시간이 시작된다.

밥 먹으러 가는 즐거운 시간, “선배님 선배님~ “연습하며 오가며 스치며 어느새 친해져 그저 즐겁게 “선배님~ 후배님~” 해가며 룰루랄라 식당으로 간다. 와우 우리는 모두 함께 정신 정신. 지금은 여고생이어라~ 하하

선배 후배 그저 즐거운 식당. 각 회별로 마련되어 각 테이블에는 ’63회’ ’67회’ 이런 식으로 좌석표가 붙어있다. 자기 동기들 자리에 모여 맘껏 밀린 이야기를 하며 웃음을 쏟아낸다. 동창은 그냥 모이기만 하면 여고생처럼 웃음이 쏟아진다. 여고동창을 만나면 정말 여고동창이 되는가 보다.  “노래 정말 잘하던데 소프라노 그게 누구지?” 하하 예술제에서 본 감동으로 물으러 오시는 선배님. “김채연이어요~” 크게 대답하는 우리도 마냥 즐겁다.

“일단 먹을 걸 가져다 놓고 이야기를 하자.”

“그래그래.”

쭈욱 일어나 음식이 차려진 곳으로 간다. 뷔페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깔끔하고도 맛있는 음식이 즐비하다. “괜찮네.” “아, 정말 맛있다.” 접시에 가득가득 담아 그동안 허기졌던 ‘시장’이라는 확실한 반찬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한다. 함께 밥 먹으며 나누는 동기들과의 끝없는 재밌는 이야기들. 아 좋아라. 정신 동문 파이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