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8일 화요일 다섯 번째 연습>

오늘 역사적 마지막 연습일이다. 다섯 번의 연습이 모두 마무리되는 날. 이젠 10월 15일 당일의 연주만 있을 뿐이다. 현역 노래선교단이 하고 정신 콰이어가 하고 미국에 사는 노 선단 출신의 중창단이 하고 17기 이후부터 50회까지가 하고 16회부터 마이너스 2기까지가 하고 출연자 모두 함께 무대에 올라가 또 한다. 그야말로 합창의 대향연이다. 우리의 다섯 번 연습이 빛을 발하게 될 그날 당일의 연주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벌써부터 나의 가슴은 두근두근 쿵쿵 쾅쾅 하하

파트 연습은 지난주까지 대충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는 전체 곡을 만드는 시간이다. 꿍꿍 꽝꽝 때로는 콩콩 공공 세게 부드럽게 자유자재로 피아노 건반 위를 넘나드는 김순배 선배님의 반주. 여고시절 부러워하던 바로 윗기 선배님의 신명 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곡의 완벽을 기하는 순간. 바로 그때 그 시절 최훈차 선생님의 지휘로 노래를 하는 이 멋진 기분이라니. 꿈인 가 생시인가. 난 지금 어디에 있는가. 60대인가 10대인가. 피지컬로는 60대이나 영혼은 어느새 십 대가 되어 당당한 청춘인 듯 뻔지르하게 앉아있다. 하하 우리의 찬양을 위해 애써주시는 최훈차 선생님, 김순배 선배님 감사합니다~

새로 노래선교단 지휘를 맡은 정신여고 김민정 음악 선생님이 시작에 앞서 인사를 한다. 세월의 흐름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여고생일 때 팔팔한 청춘이었던 선생님께서 지금 팔순의 나이로 앉아계시고 그리고 팔팔한 새 젊은 선생님이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냥 머물러 있을 것만 같은 청춘이었지만 아, 흘러가는 세월을 어찌할꼬. 우리 여고생은 아줌마가 되었고 청춘 선생님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달려가는 세월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러나 잠시 우리는 세월을 잊고 쓔우우웅 타임머신 탄 채 그 까마득한 옛날 여고시절로 돌아가 ‘선생님~ 네 선생님~’을 목청껏 외치고 있다.

우리의 연습은 항상 기도로 시작된다. 오늘 대표기도는 제2회 노래선교단 최명규 선배님께서 인도해주신다. 아직 찬양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기도를 드린다. 그 옛날 학창 시절에도 우리의 모든 행사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났다. 특히 두근두근 떨리는 연주를 앞두고 무대 뒤에서 동그랗게 모여 서서 손에 손을 꼭 잡고 돌아가며 간절히 기도하던 그 순간, 그 모든 게 우리 모두를 추억의 학창 시절로 데려간다. 여고생 노래선교단으로의 복귀가 착착 이루어지고 있다. 하하 이제 그 여고생 되어 노래를 부를 판이다. 파이팅. 그때 그 지휘자 선생님 앞에서 그때처럼 선생님께 야단도 맞아가며 연습하는 이 순간. 아, 얼마나 귀한 순간인가.

‘으으으음 만 복 근원 되신 주여 나의 맘을 열어 주소서~’ 조용히 아주 조용히 미음처럼 울림 음에선 미리 으으으음 준비하고 있다가 지휘자를 보고 호흡을 맞춰서~ 네네 선생님. 아, 모두가 집중하여 한 마음 한 몸 되어 부르는 이 합창의 멋이라니. 내가 이 멋진 찬양의 한가운데 속해 있다는 것이 정말 으쓱으쓱이다. 한 곡 한 곡 함께 만들어 가는 이 순간이 너무 좋다. 선생님께 집중하며 정성껏 한 음 한 음 내고 있다. 아, 참 악보도 잘 보고 노래도 잘하는 우리 노래선교단~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진다. 음하하하

선생님의 지휘는 더욱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고. 우리 모두를 손 끝으로 모아가는 합창의 대가 최훈차 선생님. 아무리 우리가 ‘승전가’라 말씀드려도 끝내 ‘전승가’라 부르시는 한 고집하시는 우리 선생님 푸하하하 쿵 쿵 쿵쿵쿵 쿵 쿵 쿵쿵쿵 힘차게 그리고 너무도 멋지게 시작되는 피아노 전주가 끝나갈 즈음 선생님을 일제히 바라보며 아주 집중하여 조용 아주 조용히 시작하는 ‘이 땅의 주가 오시는 큰 영광 보았네…’ 작게 아주 작게 선생님 말씀 따라 우리는 소리를 최대한 줄이며 ‘그는 고통과 슬픔의 열매 거둬들였네’ 조용조용 부드럽게 부르다 ‘영광 영광 할렐루야!’에서는 포르테! 주 예수 앞으로! 더욱 더더욱 크게 더 크게!! 쾅쾅쾅 쾅 피아노 소리도 강하게 울려 퍼지고 우리 6회 안정희의 솔로가 보태지며 가슴 이 다 후련해지도록 강한 포르테가 완성된다. 다시 피아노~ 작게 크게를 반복하다 마지막 포르테 강한 포르테 아멘 아멘! 다다다 다당 꽝 꽝꽝! 곡이 끝나면서 반주자의 손도 건반에서 떨어져 위로 올라갔다 크게 뿌리쳐지는 아, 그 멋진 장면이여.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니 은혜로우신 하나님 늘 감사합니다 아멘’ 파트별로 완벽하게 부르는 간식 노래~오홋 즐겁고도 즐거운 간식시간이다. 여고 때도 이 간식 시간은 얼마나 즐거웠던가. 정말 잘 먹던 우리들. 간식 당번이 있고 치우는 것은 모두가 재빠르게. 그 유명한 5분 목욕하며 특별한 추억이 얼마나 많은가. 식당으로 들어오면 착착착 알아서 기 별로 나누어지며 비록 아주 짧은 15분의 시간이지만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폭풍 수다가 펼쳐진다. 제일 즐거운 시간이다.

시간에 얼마나 철저한 선생님인 줄 우리 모두는 아주 잘 알기에 아무리 우리의 폭풍 수다가 끝날 기미가 안 보여도 15분 그 시간이 마감되기 몇 분 전에 발딱 일어나 사사삭 먹은 걸 깨끗이 정리하고 연습실로 온다. “간식시간 딱 15분이다~ ” 하신 선생님 말씀에 ‘네~ 선생님.’ 하고는 딱 맞는 시각에 대기 완료! 와우, 우리는 노래선교단!

제2부 연습이 시작되려 잠시 부산한 틈을 타 ‘선생님, 잠깐만요~ ‘ 후다다닥 달려와 포즈 취하는 후배들. ‘빨리 연습 자세로 자기 자리 가지 않고!’ 하는 맘 때문이실까. 선생님의 무표정과 후배들의 생글생글 웃음이 대비된다. 선생님. 그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지금 너무 좋아요~ 하하 선생님의 무표정에 아랑곳없는 후배들의 밝은 웃음 하하

노래선교단 출신으로 이루어진 유명한 ‘정신 콰이어’ 합창단을 회장인 11회 이효숙 후배가 소개하며 선후배님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여전히 무뚝뚝하게 앉아계시는 우리 선생님.

후다다닥 갑자기 반주석이 바쁘다. 청중과 함께 하는 출연자 전원이 함께 부르는 마지막 곡 ‘이 땅에 평화 주소서’를 앞두고다. 이 연합 곡만은 정신콰이어 반주를 맡고 있는 17기 현혜란 후배가 반주를 하기로 되어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곡을 연주하기 전 반주 자석은 바쁘다. 김순배 선배에서 현혜란 후배로 바꿔 앉느라. 후다닥 후다 다다다닥 하하

‘헉. 저 가녀린 몸에서 어떻게 저런 풍성하고도 아름다운 목소리가~’ 순기랑 나는 4회 한나숙 선배님이 솔로를 할 때마다 깜짝 놀란다. 지휘자님과 하나 되어 부드럽게 풍성하게 흘러가는데 ‘ 땅 위에 참 평화를 우리가 이루자~’ 아, 우리 노래할 것도 잊고 아름다운 독창에 그냥 마냥 빠져든다. 하하 끝나갈 즈음 화들짝 놀라서 다시 노래할 태세로 겨우 돌아가  집중 집중 선생님 손 끝을 바라보며 집중.

잠깐 안내 시간에 손목에 깁스를 하고 눈은 퉁퉁 상처로 부어 선글라스로 가리고 등장하신 50주년 행사 총 준비위원장 4기 박란순 회장님께서 말씀하신다. 어려운 자를 보듬고 힘든 상황을 잘 헤쳐나가도록 우리 모두 열심히 기도하자고. 네네네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50년 된 지금까지 찬양할 수 있음에 감사하라는 지휘자님 말씀에 우리들 가슴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다. 감사. 아, 감사하는 마음. 가사를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 나의 고백으로 찬양하는 이 노래선교단의 특성. 우리의 찬양은 그대로 기도가 되고 감사가 된다. 감사합니다. 감사 감사~ 감사란 얼마나 매직워드 그야말로 마법의 단어인가. 감사! 하는 순가 모든 어려움은 사라지고 마음이 터질 듯 그 가능성으로 부풀어 오른다.

감사가 넘쳐나던 중 문득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선생님께 감사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 감사 감사를 드리자 감사를 드려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내 지휘 없이 잘할 수 있겠나.” 오늘은 마지막 연습 이어서일까. 항상 그런 멘트를 날리며 웃으시던 선생님께서 아무 멘트 없이 그냥 우리를 바라보신다. 감사의 노래가 연습실을 가득 메운다.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리고 나이 들어 허리 아파 숙이지 못할까 봐 특별히 마련하셨다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한 형제자매 되었네.’ 허리 안 굽히는 폐회송을 부르며 절로 옆으로 손이 간다. 곁에 누구라도 상관없다. 선배건 후배건 모두 옆 사람과 줄줄이 손을 꼭 아니 꽉! 잡고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흘렀단 말인가. 정신없이 지나가버린 두 시간 반의 연습시간을 아쉬워하며 폐회송을 부른다. 아, 이대로 오래오래 모두들 건강하게.

연습이 끝나도 헤어지기 아쉬워 아쉬워 선생님 곁에는 촬영 행렬이 줄을 선다. “빨리 찍어!” 촬영도 지휘하시는 선생님 하하 선배님들의 활짝 활짝 밝은 미소. 선생님 건강하세요~

“6회예요 선생님~” “아, 6회!” 반갑게 맞이하시더니 이내 또 그 무표정. 비행기 타고 미국에서 날아오고 있는 양숙이와 성애 딱 두 명 빼고 언제나 10명 전원 출석하고 있는 총 12명의 우리 6회. 찐한 출석률을 자랑하고 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아, 마감되는 마지막 연습이 너무 아쉬워 우리도 강남으로 옮겨 찐한 뒤풀이를 한다.

우리뿐일까. 선생님과의 촬영 행렬은 아직도 길게 줄 서 있다. 하늘로 치솟던 선생님의 여고시절 인기는 아직도 살아있는 것이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드디어 모든 행사가 끝나고 아쉬움의 발길을 돌릴 때, 헤어짐이 아쉬워 아쉬워 문 앞에서 또 한 참이 걸린다. 선배도 후배도 우리도 모두 모두. 주님의 교회와 함께 쓰고 있는 김마리아 회관 문을 나선다. 이제 정말 끝이다. 연습이 즐거운 선배님들 오래오래 이렇게 밝게 즐겁게 주님을 찬양해요 선배님~ 선배님들 안녕히 가세요~